본문 바로가기

Blog/Health

달리기 세 달 째인데 이번 연휴 때 느낀 장점 한 가지

반응형

 

추석 연휴에 오랜만에 가족들과 과천 서울대공원을 하루 종일 걸었다. 날씨가 계속 흐리고 비가 오다가 뒤늦게 쨍쨍한 날이라 그런지 인파가 대단했다. 서울대공원을 가 본 분들은 아시다시피 길이 평지만이 아니고 꽤 경사도 가파르고 면적도 넓다. 예전 같으면 일단 거길 가는 것 자체를 고민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이상하게도 몸이 가벼웠다. 숨도 편안하고 발걸음은 규칙적으로 앞으로 나갔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이런 곳에 오면 못해도 점심 무렵이면 다리가 뻐근해지고, 카페 의자에 앉을 핑계를 찾곤 했다. 아이들 사진을 찍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얼른 나가자’가 있었다. 집에 돌아오면 발목을 주무르고, 다음 날까지 피곤이 남았다.

이번엔 달랐다. 하루 종일 걸어도 피로가 쌓이기보다 서서히 풀렸다. 걸음이 흐트러지지 않았고, 오르막에서도 호흡이 멀쩡했다. 몸이 편안하니 아이들과 걸으며 동물들 구경하고 풍경이 변해가는 보습 같은 사소한 것들이 더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세 달째 이어온 달리기의 결과가 이런 데서 나타나는구나 싶었다. 페이스가 엄청 올랐다거나 체중이 확 빠지는 것 같은, 눈에 보이는 기록을 깬 적은 없지만 꾸준히 쌓인 체력이 어느새 일상의 장면을 바꾸고 있었다. ‘달리기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버텨주니 마음이 먼저 지치지 않았다.

거창한 성과가 아니라, 하루를 온전히 누릴 힘. 내게 달리기의 장점 한 가지는 그거였다. 내일도 신발끈을 묶을 이유로 충분하다. 작은 습관이 만들어낸 큰 변화, 그 변화는 어느 평범한 연휴의 공원에서 확인됐다.

반응형